PHOTO BY SOJIN
수요일..
서울광장을 열어주지 않아 결국 추모제는
정동길에 모여서 할 수 밖에 없었다.
난 아침에 미리 조문을 해서.. 현장 분위기를 보러 퇴근후
발걸음을 서대문 방향으로 옮겼다..
경향신문사 앞에 다다르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름아닌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부터 시작해
돌담길을 지나 경향신문사 앞까지 이어지는 조문 행렬.
덕수궁쪽으로 내려가는데 이미 자원봉사자들이 나와서
생수와 촛불을 나눠주고 있었다..
정동교회에 다다르자 촛불이 보이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았지만 숙연한 분위기에서 추모제가 진행되었고..
살아 생전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화면으로 흘러나왔다..
분향소에서처럼 흐느껴 우는 사람은 없었지만
현장 분위기가 그래서인지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래서 더 화가났던건.. 장소가 너무 협소해서였다..
가시는길 좋은 장소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촛불하면 무조건 불법집회로 매도하며
모든걸 원천봉쇄하는 그네들의 심장없는 로봇같은 태도에
이젠 정말 할 말도 없고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가슴이 있고.. 생각할 줄 알고.. 느낄 수 있다면
다른일도 아니고 벼랑에 몰린 한 사람이 목숨을 버렸는데..
이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다음날 들어보니 사람들이 네 시간을 기다려 조문을 했다고 한다..
그럴 수 있다는건 그분의 지나온 길을 알고
그 신념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돌아오는길..마음이 헛헛했다..